밭에 다녀왔어요(토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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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에 비해선 턱도 없는 양이긴 해도 일단은 오랜 기간동안 비가 와 놔서 그냥 둘러보려고 토요일 오후에 잠깐 밭에 다녀왔음. 화순군 한천면.. 무슨 리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우 시골. 내가 태어나고 8살 되던 해까지 자랐던 그 곳. 조부모님과 작은 아버지 두 분께서 잠들어 계신 곳.

이 곳을 떠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에 온 게 1988년 가을이니까, 벌써 18년째네. 그 동안 예전에 농사 짓던 이 땅을 묵혀 두다가 작년부터 아빠 혼자서 참깨라던지 콩 같은 걸 다시 심기 시작했다(아버지께서 시작하셨다..라는 식으로는 왠지 모르게 쓰기가 싫다, 후레자식이라서가 아니라 그럼 왠지 멀어보이잖우). 그냥 일 없는 날 심심해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작년엔 내가 아직 군바리였으니까 함께 못했고, 올해는 그래도 나랑 엄마가 집에 있으니 같이 와서 종종 거들 수 있게 되더라고.

올해 심은건 참깨와 고추, 서리태, 팥, 돈부콩. 간단히 뜯어 먹을 수 있도록 무랑 들깨씨도 뿌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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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모종은 동네 아는 분께 얻고, 근처에 신우대가 많아 그거 잘라다가 박아서 묶었다. 근처 고추밭은 썩 잘 되는 것 같지 않은데, 우리가 심은 건 유난히 크게 잘 자라네. 한 300포기 조금 넘게 심은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고추가 죄다 청양고추보다 더 매워서 이걸 어디다 써야 할 지 걱정. 웃긴건 새들이 이렇게 매운 고추들을 꽤 많이 쪼아먹고 다닌다는거다. 속들도 좋다.

전라도에선 신우대라고 하는데, 사전 찾아보니까 이게 "신이대"의 전라도 사투리라는군. 그 신이대라는 건 또 "이대"의 다른 말이고. 이대 라는건 대나무 일종인데, 두께가 손가락만 하고 높이가 2~3m 정도 되는 그런 놈. 농사 지을 때 모종 묶을 기둥으로 쓰거나.. 곶감 같은 거 말릴 때 쓰기도 하고(지금도 쓸 지 모르지만 나 어릴 땐 그렇게 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뭐.. 모종 기둥도 다 플라스틱 입힌 쇠기둥 많이 쓰기는 한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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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연장 같은거 보관해 두려고 아빠가 만들어 둔 조그만 움막이다. 바로 앞이 산이고 저렇게 곧게 뻗은 잡목들이 무성해서 그거 잘라다가 만들었다고.. 잠깐 동안의 소나기 정도는 저기에서 피할 수 있겠다.

집에서 약 25km 정도 거리. 그 중 2/3은 그래도 4차선 도로가 새로 뚫린 덕분에 8~100km로 달리고, 나머지는 굽이굽이 2차선 도로 아니면 차 한 대 겨우 드나들 만한 정도의 시골길. 버스로 다니려면 집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만 해도 상당한 일인데.. 정말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자가용이 훨씬 더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나저나, 내 핸드폰 카메라는 말이 좋아 1.3MPixel 이지.. 색도 구려, 해상력도 구려.. 으이구. 1/0s로 나오는 건 또 뭐래니. div by zero, 보기 싫은 건데 말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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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로록 2007/05/17 16:55 address edit & del reply

    밥먹을때 고추에 쌈장찍어서 먹으면 맛있는데..
    어제 먹은 고추는 너무 매워서... ㅡ.ㅡ;
    옆에서 안맵다고들 해서 다시 먹어보고선 매워서.. 속이 어찌나 쓰리던지..
    매운고추 아니면 밥반찬으로 맛있는데..

    • Favicon of http://hitoride.net BlogIcon TORI 2007/05/19 06:21 address edit & del

      국물낼 때나 쌈 싸먹을 때 말고는 매운 고추 나도 싫어하는데 >,<;;
      매운걸 먹는다고 속이 쓰리다거나 하진 않지만.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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