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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억울해보인다.
2004년 8월 30일, 밤 8시 45분. 다른 사람들은 TV 보면서 놀고 있을 그런 시각에 난 뭐하고 있었던 건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시각에 일어나,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막사생활, 거기에 추가로 얹어진 일복. 다른 사람들과 같은 시각에 잠드는 걸 행복해 해야 했던 그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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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군 시설물 중에는 불법 건물이 꽤 된다. 국방부 땅이 아닌 산림청이나, 개인의 사유지에 해당 지자체 허가 없이 지은 그런 시설물들이 많다는 이야기. 제대로 된 서류가 마련되어 있을 리도 없고, 반세기 가량이 지나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조차 애매모호해진 그런 시설물도 많다.
2003년에 허가도 없이 건물 짓다가, 결국 그것이 지역 신문에 의해 고발되면서 전 군에 시설물 현황 파악하고, 신규 건물 지을 때 지자체 허가를 꼭 거치도록 하게 됐다. 문제는, 법적으로 건물을 짓지 못할 곳에 이미 군부대 건물들이 불법으로 들어서 있다는 거지. 경남 남해안 일대가 한려수도 국립공원 일대지만, 해안초소가 해안가에 있지 내륙쪽에 있겠냐구. 더불어, 기존 시설물 중에서도 허가, 등기 안된 시설들 파악해서 허가 받고 등기 완료하라는 그런 지침도 친절하게 내려와 주셨고. 하.하.하..
설상가상, 사령부를 타 지역으로 옮기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그것과 관련된 업무의 폭발적인 증가. 선임도 없고 후임도 없는 그야말로 외톨이 보직이었던 나로선.. 병장이 되었을 때까지도 항상 격무에 시달려야 했지. 그런데, 옆에서 후임이랍시고 받아서 일 가르치는 한 달 선임 보고 있자니까.. 그것도 할 짓 못되더라구. 그냥 익숙한 내가 빨리 처리해 버리고 올라가 퍼 자고 말지.
처음부터 같이 일하던 중위분이 대위 진급 되면서 교육 받으러 떠나버린 덕분에, 그 이후론 뭐 미련없이 겉돌기 시작했고. 내가 앉아 있어도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간부가 나한테 무슨 일을 시키겠냐구. 일이 빵꾸가 나건 말건 신경 안쓰고 겉돌아도 뭐라고 못하지 뭐. 대신 시간은 더럽게 안 가기는 하더라마는.
그래도 말년에 정작과장이란 정말 꼴갖지도 않은 사람때문에 빈정상해서 전역하면서 선물 하나 심어두고 왔던 걸로 기억한다. 나 전역 후 3일 뒤, 내가 작업한 파일들 전부 소거토록 스케줄 걸어두고 나왔지 뭐. 어차피, 파일들을 남겨놔도 어떤 파일이 어떤 건지조차 모를테니까 그다지 상관 없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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